라돈, 우리집은 괜찮을까? 기준·측정·줄이는 법
폐암 위험요인 라돈의 정체와 국내 기준(148Bq/㎥), 무료로 측정하는 방법, 효과적인 저감 방법을 방사선 전문가가 정리했습니다. 겨울철·저층 주택이 취약한 이유도 함께.
라돈은 ‘라돈 침대 사태’ 이후 누구나 이름은 알지만, 정작 우리집 수치가 괜찮은지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라돈은 실체가 있는 위험이지만, 공짜로 측정할 수 있고 환기만 잘해도 크게 줄일 수 있는, ‘관리 가능한’ 위험입니다.
라돈이 뭐길래
라돈은 땅속 우라늄이 오랜 붕괴를 거치며 만들어지는 무색무취의 방사성 기체입니다. 토양과 암석 어디에나 있고, 건물 바닥·벽의 갈라진 틈으로 스며들어 실내에 쌓입니다. 색도 냄새도 없어서 측정기 없이는 존재를 알 수 없습니다.
라돈이 문제인 이유는 호흡으로 폐에 들어와 방사선을 내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흡연 다음가는 폐암 위험요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년 받는 자연방사선(약 3mSv) 중에서도 가장 큰 몫이 라돈입니다.
우리나라 기준: 148Bq/㎥
실내공기질 관리법은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 라돈 권고기준을 148Bq/㎥ 이하로 정하고 있습니다(지하역사 같은 다중이용시설도 같은 기준). 이미 지어진 주택에 적용되는 법정 기준은 따로 없지만, 우리집 측정값을 판단할 때는 이 148Bq/㎥를 기준선으로 삼으면 됩니다.
라돈 농도가 높아지기 쉬운 조건은 이렇습니다.
- 겨울철 — 환기를 안 하는 계절에 실내에 축적됩니다. 라돈 농도는 여름보다 겨울이 대체로 높습니다.
- 저층·반지하 — 라돈의 주 공급원은 토양이므로 땅과 가까울수록 유리한 조건이 됩니다(고층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
- 새로 지은 콘크리트 건물 — 건축자재에서도 라돈이 나올 수 있습니다.
2018년의 ‘라돈 침대’ 사태는 모나자이트라는 방사성 광물이 포함된 제품이 침대처럼 몸에 붙는 물건에 쓰이며 문제가 된 사건으로, 이후 가공제품의 방사성 원료 사용 규제가 크게 강화됐습니다.
우리집 라돈, 공짜로 재는 법
다행히 라돈 측정은 돈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2026년 현재 운영 중인 방법들입니다.
- 한국환경공단 주택 라돈 무료측정·저감 컨설팅 — 신청하면 검출기를 우편으로 보내주고, 90일 이상 측정 후 반송하면 결과를 분석해 알려줍니다. 토양과 가까운 주택, 특히 반지하·1층 주택이 우선 대상이며, 2026년 신청은 12월 31일까지이고 선착순 마감될 수 있습니다(2026년 9월 기준).
- 원자력안전 생활주변방사선 정보서비스(KINS)의 라돈측정기 우편대여 — 침대·라텍스 제품처럼 라돈이 의심되는 ‘제품’을 직접 재보는 용도의 대여 서비스입니다. 집 안 공기 측정은 위의 환경공단 서비스가 맞습니다.
- 시·군·구청, 동 주민센터 대여 — 많은 지자체가 실시간 표시형 간이측정기(라돈아이 등)를 무료~소액에 빌려줍니다. 사는 곳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하면 됩니다.
간이측정기는 참고용, 90일 이상의 장기 측정이 공식적인 판단 기준이라는 점만 기억해 두세요. 라돈 농도는 하루에도 크게 출렁이기 때문입니다.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 환기가 가장 싸고 즉효가 있는 1차 대응입니다. 하루 2~3회, 겨울에도 짧게라도 맞통풍을 시키면 라돈 농도는 즉각 떨어집니다. 다만 효과는 일시적이라, 환기 뒤에도 계속 높게 나오면 유입 경로 차단·배출 시공이 근본 해결입니다(배기팬만 돌리면 실내가 음압이 돼 유입이 늘 수도 있습니다).
- 틈새 막기 — 바닥·벽 갈라진 틈, 배관 주변을 실리콘 등으로 밀폐하면 유입 자체가 줄어듭니다.
- 심한 경우 라돈 배출 장치 — 측정값이 계속 높은 주택은 토양의 라돈을 실내로 들어오기 전에 밖으로 빼내는 저감 시공이 가능하며, 환경공단 컨설팅에서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 라돈은 흡연 다음가는 폐암 위험요인이지만, 측정과 환기로 관리 가능한 위험입니다.
- 기준은 148Bq/㎥. 겨울철·저층·신축 건물이 취약 조건입니다.
- 측정은 무료입니다 — 환경공단 무료측정이나 주민센터 측정기 대여부터 신청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아파트 고층인데도 측정해봐야 하나요? 고층은 토양 영향이 작아 대체로 낮게 나오지만, 건축자재 영향은 층수와 무관합니다. 측정이 공짜인 만큼 한 번 재보고 안심하는 쪽을 권합니다.
Q. 라돈은 몸에 쌓이나요? 기체 라돈 자체는 호흡으로 들어왔다 대부분 다시 나갑니다. 문제는 라돈이 공기 중에서 만든 ‘자손 핵종’이 폐에 붙어 방사선을 내는 것이라, 농도가 높은 공간에 오래 사는 것이 위험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관리 기준도 ‘순간 수치’가 아니라 장기 평균으로 봅니다.
Q. 비 오는 날 방사선 수치가 올라간다던데 라돈 때문인가요? 맞습니다. 비가 공기 중 라돈 자손을 씻어 지표에 모으면서 배경 방사선량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는 자연 현상으로, 건강과는 무관합니다. 자세한 원리는 비 오는 날 방사선량이 올라가는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건강 안내 — 이 글은 방사선 방호 관점의 일반 정보이며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건강에 관한 결정은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참고 자료: 실내공기질 관리법 시행규칙, WHO 라돈 핸드북, 한국환경공단·KINS 라돈 측정 서비스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