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한국 원전 산업 지도 — 연료주기·생애주기별 공기업·민간기업 총정리

우라늄 확보부터 해체까지, 한국 원전 산업을 핵연료주기와 발전소 생애주기 한 장으로 그렸습니다. 어느 단계를 어느 공기업·민간기업이 맡고, 농축·재처리처럼 한국이 하지 않는 단계는 왜 비어 있는지 2026년 9월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수치 기준일 2026년 9월 4일 — 이 글의 통계·가격·일정·규제 현황은 이 날짜에 확인한 값입니다. 본문에 따로 적힌 기준일이 있으면 그 날짜가 우선합니다.

9월 4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시운전 중 자동정지됐던 새울 3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했습니다. 짧은 기사 한 건에 규제기관, 심사기관, 사업자, 설계사, 주기기 제작사, 시공사 이름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원전 뉴스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기술보다 ‘누가 무엇을 하는지’가 한 장으로 정리돼 있지 않아서입니다.

이 글은 그 한 장을 그립니다. 우라늄이 연료가 되어 원자로를 거쳐 폐기물로 나가는 핵연료주기와, 발전소가 설계되어 지어지고 돌아가다 해체되는 발전소 생애주기를 한 축으로 합치고, 각 칸에 한국의 기관과 기업을 배치했습니다. 회사 표는 ‘하는 일’만 적었고 주식 관점은 다루지 않으며, 표의 종목코드는 같은 이름의 회사를 구분하기 위한 식별 정보입니다. 표의 내용은 별도 표기가 없으면 2026년 9월 기준입니다.

한눈에 보기

  • 한국은 우라늄 채굴·변환·농축·재처리를 하지 않는다. 연료의 앞단은 해외에서 사 오고, 뒷단은 처분 부지가 아직 없다.
  • 설계(한전기술)·운영(한수원)·정비(한전KPS)·연료(한전원자력연료)는 한전 계열 공기업이 세로로 맡고, 주기기 제작(두산에너빌리티)과 시공(대형 건설사)은 민간이 맡는 구조다.
  • 그 뼈대에 계측·제어·보조기기·방사선 관리 같은 민간 협력사가 붙고, 수출 때는 이 조합이 ‘팀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묶인다.

1. 지도의 축: 핵연료주기와 발전소 생애주기를 하나로

핵연료주기는 연료의 여행입니다. 선행 주기는 우라늄 광석 채굴·정련 → 변환(기체 형태인 육불화우라늄으로) → 농축(우라늄-235 비율을 5% 미만으로 올림) → 성형가공(연료봉·연료집합체 제작)이고, 후행 주기는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의 저장 → 처분 또는 재처리·재활용입니다. 재처리와 직접처분의 차이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발전소 생애주기는 시설의 여행입니다. 설계·인허가 → 주기기·보조기기 제작 → 시공 → 운영·정비(보통 40~60년) → 해체입니다. 두 축은 ‘원자로’라는 한 점에서 만나므로, 이 글의 지도는 연료의 축을 위에, 시설의 축을 아래에 두고 그 점에서 연결했습니다.

한국이 하지 않는 단계가 있습니다. 채굴·변환·농축·재처리입니다.

  • 채굴은 국내에 경제성 있는 우라늄 광상이 없어서입니다. 변환(정광→육불화우라늄)은 협정과 무관하게 소량 수요 대비 설비 경제성이 맞지 않아 해외 서비스를 사 오는 것이고, 농축·재처리만 기술보다 협정의 문제입니다. 다만 농축된 육불화우라늄을 다시 이산화우라늄 분말로 바꾸는 ‘재변환’은 한전원자력연료가 국내에서 합니다.
  •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2015년 11월 발효)은 20% 미만 우라늄 농축을 차관급 상설 고위급위원회 협의를 거쳐 양국이 서면으로 합의하면 할 수 있는 ‘추진 경로’로 열어 두었습니다. 재처리는 현존 시설 안의 조사후시험·전해환원까지 장기동의를 받았고, 그 뒤 단계인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를 고온 용융염에서 전기화학적으로 분리하는 건식 재처리 기술)은 한미 공동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고위급위원회에서 협의해 추진하는 경로만 있습니다. 즉 ‘금지’는 아니지만 ‘합의 없이는 못 하는’ 구조입니다.
  • 2025년 10월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를 담아 11월 14일 공개된 공동 팩트시트에 미국이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 법을 지키는 범위에서 한국의 민간 농축·재처리로 이어질 절차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2026년 6월 2~3일 서울에서 첫 공식 후속 협의가 열렸고, 이후 실무 협의를 이어가며 고위급 협상을 준비 중입니다(2026년 9월 기준). 아직 협정 조문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한국 원전 산업 지도: 위쪽 핵연료주기 띠(채굴·변환·농축은 해외 조달 점선, 성형가공은 한전원자력연료, 저장·처분은 한수원과 원자력환경공단)와 아래쪽 발전소 생애주기 띠(설계·제작·시공·운영·해체별 기관·기업), 상단 정책·규제 기관과 하단 팀코리아 수출 체계를 그린 구조도

2. 정책·규제·연구: 판을 짜는 기관

원전 정책과 안전 규제는 일부러 다른 기관이 맡습니다. 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는 정책을 세우는 쪽과, 그것이 안전한지 심사하는 쪽이 같은 기관이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2025년 10월 정부조직 개편으로 원전 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옮겨 갔고, 원전 수출은 산업통상부에 남았습니다.

기관성격이 단계에서 하는 일비고
기후에너지환경부중앙부처원전 정책·산업 육성·에너지공기업 관리, 전력수급기본계획2025년 10월 출범
산업통상부중앙부처원전 수출 지원, 자원 개발개편 후 수출 담당
원자력안전위원회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건설허가·운영허가·해체 승인 등 인허가 결정, 안전규제2025년 6월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KINS(원자력안전기술원)원안위 산하 공공기관원안위 위탁으로 안전 심사·검사 수행새울 3호기 자동정지 원인 조사 등
KINAC(원자력통제기술원)원안위 산하 공공기관핵물질 계량관리(안전조치), 물리적 방호, 수출입 통제2006년 설립
KAERI(원자력연구원)정부출연 연구기관원자로·연료 연구개발, 연구로 하나로 운영, SMART(소형 일체형 원자로) 개발1959년 설립
고준위관리위원회국무총리 소속고준위 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선정 총괄정식 명칭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 2025년 10월 1일 출범

외국 독자를 위해 한 줄로 줄이면, 원안위는 규제기관, KINS는 그 기술 심사기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정책 부처입니다(영어로는 각각 regulator, technical support organization, policy ministry). 미국의 NRC와 에너지부(DOE)가 나뉘어 있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3. 선행 핵연료주기: 해외에서 사 와서 국내에서 만든다

한국 원전 26기가 쓰는 연료의 앞단은 대부분 수입입니다. 우라늄 원료(정광)와 변환·농축 서비스를 해외 회사에서 사고, 농축된 우라늄을 한전원자력연료가 받아 연료집합체로 만듭니다.

기관·기업성격이 단계에서 하는 일비고
한수원공기업(한전 전액 출자 자회사, 비상장)우라늄 원료·변환·농축 서비스를 해외 계약으로 조달, 해외 광구 지분 참여캐나다 워터베리레이크 광구 지분 21.9%(2025년 6월 보도)
한전원자력연료(KNF)공기업(한전 96.36% 출자 자회사, 비상장)농축우라늄을 받아 재변환·성형가공, 경수로·중수로 연료 설계·제조국내 유일 핵연료 제조사, 1982년 설립
해외 공급사외국 기업채굴·변환·농축오라노(프랑스), 컨버다인(미국, 변환), 센트루스(미국, 농축) 등

확인된 공급 계약만 적으면 이렇습니다.

  • 농축 — 한수원은 2025년 2월 미국 센트루스와 10년 농축우라늄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2020~2024년 도입 물량 기준 농축우라늄은 프랑스 38%, 러시아 32%, 영국 25%, 중국 5% 비중이었다는 보도가 있어(한수원 자료 인용, 2025년 2월 부산일보), 이 계약은 러시아 의존을 줄이는 다변화로 설명됩니다.
  • 변환 — 2025년 9월 미국 컨버다인과 변환우라늄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 전주기 협력 — 2026년 4월 프랑스 오라노와 우라늄 확보·변환·농축을 아우르는 양해각서를 맺었습니다(구속력 있는 공급계약은 아님).
  • 광산 — 한수원은 캐나다 워터베리레이크 우라늄 광구에 한전원자력연료·한화·캐나다 그라비스와 한국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고(2025년 6월 추가 출자로 지분 21.9%) 생산 시작은 2032년 예정입니다. 한전·한수원이 2009년 투자한 니제르 이모라렝 광산은 생산 지연으로 도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2021년 1월 보도).

성형가공 단계만 국내에 있는 셈인데, 이 단계는 작지 않습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경수로용 연료와 중수로용 연료를 모두 만드는 회사이고, 바라카·두코바니 수출에도 연료 공급자로 들어갑니다.

4. 설계·인허가: 도면을 그리고 허가를 받는다

설계는 두 겹입니다. 원자로와 그 주변 계통을 그리는 원자로계통설계(NSSS)와, 발전소 전체를 그리는 종합설계(플랜트 설계)입니다. 한국은 둘 다 한전기술이 맡는 드문 구조이며, 사업자인 한수원이 이 설계를 근거로 원안위에 허가를 신청합니다.

기관·기업성격이 단계에서 하는 일비고
한전기술공기업, 코스피 052690원자로계통설계와 종합설계, 한국 표준 대형 원자로 APR1400(1,400MW급) 설계2009년 상장, 한전 자회사
한수원공기업(비상장)사업자로서 건설허가·운영허가 신청, 부지 확보인허가 신청 주체
i-SMR 기술개발사업단과기정통부·산업부 공동 설립 재단법인170MWe급 소형모듈원자로 i-SMR 설계, 표준설계인가 신청2023년 출범, 43개 기관 참여, 2026년 2월 27일 인가 신청
KAERI정부출연 연구기관SMART 원자로 설계(2024년 9월 SMART100 표준설계인가)사우디 협력 추진

인허가의 현재 위치(2026년 9월 기준)는 이렇습니다.

  • 가동·건설·정지 — 가동 26기, 건설 중 4기(운영허가는 받았지만 상업운전 전인 새울 3호기, 새울 4호기, 신한울 3·4호기), 영구정지 2기(고리 1호기, 월성 1호기).
  • 새울 3·4호기 — 3호기는 2025년 12월 30일 운영허가를 받아 시운전 중이며 8월 11일 자동정지 뒤 9월 4일 재가동 승인을 받아 연내 상업운전이 목표(당초 8월), 4호기는 2027년 1월 운영허가 취득이 목표.
  • 신한울 3·4호기 — 2024년 9월 건설허가, 2032~2033년 준공 예정.
  • i-SMR — 인허가 위치는 세계 SMR 개발 지도 참고.

5. 주기기·보조기기 제작: 쇳덩이를 원자로로

원자로 압력용기, 증기발생기, 가압기, 터빈발전기처럼 크고 규제가 엄격한 설비를 주기기, 열교환기·복수기·격납건물 철판·밸브·계측기 같은 나머지를 보조기기(BOP)라고 부릅니다. 주기기는 한 회사가 맡고, 보조기기는 수백 개 협력사가 나눠 맡습니다.

기관·기업성격이 단계에서 하는 일비고
두산에너빌리티민간, 코스피 034020원자로·증기발생기·가압기·터빈발전기 등 APR1400 주기기 제작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계약 2.9조 원(2023년 3월)
비에이치아이민간, 코스닥 083650복수기·급수가열기·격납건물 철판·스테인리스 라이너 등 보조기기바라카, 미국 AP1000(보그틀) 납품 이력, 신한울 3·4호기 보조기기 1,001억 원(2025년 2월)
우진민간, 코스피 105840노내핵계측기(ICI)·온도센서·제어봉 위치 전송기 등 원전용 계측기2027년 계획예방정비용 ICI 1차 88억 원(2026년 2월)·2차 109억 원(2026년 6월) 계약
우리기술민간, 코스닥 032820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분산제어시스템2026년부터 신한울 3호기 본품 납품 예정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APR1400 주기기를 전량 공급해 왔고, 대형 원자로 단조부터 조립까지 한 회사 안에서 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많지 않습니다. 9장의 수출 사업에서도 이 회사가 주기기를 맡습니다.

6. 시공: 짓는 회사

원전 시공은 ‘주설비공사’라는 하나의 큰 계약으로 발주되고, 건설사 여럿이 컨소시엄을 이뤄 맡습니다. 국내 실적은 호기별로 뚜렷하게 갈립니다.

기업성격국내 원전 시공 실적비고
현대건설민간, 코스피 000720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 대표사(지분 55%)두산·포스코이앤씨와 컨소시엄, 3.1조 원(2023년 12월)
삼성물산민간, 코스피 028260새울 3·4호기(옛 신고리 5·6호기) 주설비공사 대표사두산·한화건설 컨소시엄(2015년)
대우건설민간, 코스피 047040월성 3·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체코 두코바니 시공 주간사
DL이앤씨민간, 코스피 375500한빛 5·6호기, 신고리 1·2호기, 증기발생기 교체 공사2026년 6월 보도 기준
포스코이앤씨민간(비상장)신한울 3·4호기 컨소시엄(지분 10%)고온가스로 협력(KAERI)

7. 운영·정비: 40년을 돌리는 회사

발전소가 완공되면 사업자인 한수원이 운영하고, 약 18개월마다 원자로를 멈추고 하는 계획예방정비와 평소의 경상정비는 정비 회사가 맡습니다.

기관·기업성격이 단계에서 하는 일비고
한수원공기업(비상장)국내 원전 26기 운영, 연료 조달·폐기물 관리 책임해체 사업자이기도 함
한전KPS공기업, 코스피 051600원전 경상·계획예방정비, 바라카 시운전 정비전신 한아공영이 1978년 고리 1호기부터 정비, 현 법인은 1984년 설립
수산인더스트리민간, 코스피 126720원전 기전설비 정비(새울 1·2, 신월성 1·2호기 등)2004년 민간 최초로 원전 경상정비 참여, 바라카 4개 호기 계획예방정비 수주(2022년)
우진엔텍민간, 코스닥 457550원전 계측제어설비 정비, 방사선 영상화 장비우진 계열, 고리 1호기 해체 참여 추진
한국전력공기업, 코스피 015760바라카 원전 주계약자, 바라카원 지분 18%, 운영법인 나와에너지 지분 18%국내 원전 운영은 하지 않음

한국전력이 지도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두 가지입니다. 한수원·한전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의 모회사라는 점, 그리고 UAE 바라카 사업에서는 한수원이 아니라 한전이 주계약자였다는 점입니다.

8. 후행 주기·폐기물·해체: 뒤처리

후행 주기는 한국 지도에서 가장 비어 있는 부분입니다. 사용후핵연료는 각 원전 부지 안에 저장돼 있는데, 월성은 건식저장(사용후핵연료를 수조 밖 금속·콘크리트 용기에 보관하는 방식) 시설을 이미 운영 중이고 고리는 건식저장시설 인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며 운영 목표는 2031년으로 조정됐습니다(2026년 9월 국정감사 자료 기준). 중저준위 폐기물만 경주에서 처분 중이며, 고준위 처분장은 부지 선정 절차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핵폐기물이 얼마나 나오는지와 다른 나라 처분장의 진행 상황은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기관·기업성격이 단계에서 하는 일비고
원자력환경공단(KORAD)공공기관(정식 명칭 한국원자력환경공단)경주 중저준위 처분장 운영, 고준위 관리시설 사업 전담1단계 동굴 누적 37,705드럼(2026년 5월 보도)
고준위관리위원회국무총리 소속부지선정 절차 총괄, 2026년 4월 부지적합성 조사계획 의결중간저장 2050년·처분 2060년 목표
한수원공기업(비상장)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 해체 사업자고리 1호기 해체 총괄
두산에너빌리티민간, 코스피 034020고리 1호기 비관리구역 해체공사 주관(2025년 11월 착수), 한수원 건식저장시스템 종합설계용역(2023년 11월)HJ중공업·한전KPS와 해체 컨소시엄
세아베스틸민간(세아베스틸지주 코스피 001430의 자회사)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KN-18) 제작, 미국 엑셀에너지에 운반·저장 겸용 용기 공급2023년 약 350억 원 수주분 초도 납품(2025년 5월)
오르비텍민간, 코스닥 046120방사선 관리, 규제해제·자체처분 용역, 기기 검사한수원·KNF·KORAD 용역

제도의 현재 위치를 세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고준위 특별법 — 2025년 3월 25일 공포, 9월 26일 시행. 관리위원회는 10월 1일 출범(위원장 김현권)했고, 2026년 4월 부지적합성 조사계획을 의결해 2026년 안에 화산·단층 등 부적합지역을 배제한 뒤 2027년 지자체 공모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 중저준위 — 경주 처분장 1단계 동굴은 10만 드럼 용량 중 37,705드럼을 처분했고(2026년 5월 보도), 12만 5,000드럼 규모의 2단계 표층처분시설은 2025년 12월 공사를 마치고 2026년 5월 13일 준공식을 열었습니다.
  • 해체 — 원안위가 2025년 6월 26일 고리 1호기 해체를 승인했고(비용 1조 713억 원, 2037년 완료 목표), 진행 상황은 고리 1호기 해체 추적기에 있습니다.

9. 수출 체계: 팀코리아

해외에 원전을 팔 때는 위의 회사들이 한 팀으로 묶입니다. 주계약자 한 곳이 발주처와 계약하고, 설계·주기기·시공·연료·정비를 계열사와 협력사가 나눠 맡는 방식입니다.

사업주계약자참여 기관·기업상태(2026년 9월 기준)
UAE 바라카 1~4호기한국전력한수원,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삼성물산4호기 2024년 9월 상업운전, 4기 모두 운영 중
체코 두코바니 5·6호기한수원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원자력연료(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2025년 6월 계약, 2026년 6월 EU 역외보조금 예비검토 통과, 2029년 착공 목표

사우디 등 다른 나라와의 논의는 계약 단계가 아니어서 이 표에 넣지 않았습니다.

10. 지도에서 읽히는 것

특징 1 — 공기업이 세로로 쌓은 구조

연료(한전원자력연료)·설계(한전기술)·운영(한수원)·정비(한전KPS)가 모두 한전 계열이고, 주기기 제작(두산에너빌리티)과 시공(건설사)은 민간입니다. 한 사업자가 표준 노형을 반복 건설해 온 덕에 건설 기간과 비용을 예측 가능하게 관리해 왔다는 것이 이 구조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반대로 사업자·설계사·정비사가 한 그룹이라 외부 견제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어, 규제기관의 독립성이 더 중요해지는 구조입니다.

특징 2 — 빠진 고리: 농축·재처리·처분장 부지

지도의 앞단(채굴·변환·농축)과 뒷단(재처리, 고준위 처분장)이 비어 있습니다. 앞단은 해외 계약으로 메우고 있고, 뒷단은 특별법으로 이제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농축·재처리 권리를 확보하자는 논의에는 양쪽 논거가 있습니다.

  • 확보하자는 쪽 — 연료 공급의 자립도가 높아지고, 사용후핵연료를 자원으로 재활용할 길이 열리며, 일본은 이미 같은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듭니다.
  • 신중하자는 쪽 — 미국 의회와 비확산 전문가층의 반대가 크고, 농축·재처리 시설은 비용이 커서 소량 수요로는 경제성이 불확실하며, 파이로프로세싱 연구 자체가 아직 상용 단계와 멀다는 점을 듭니다.

2025년 11월 팩트시트는 방향에 대한 정치적 합의이지 협정 개정은 아니므로, 이 칸은 당분간 ‘협의 중’으로 남습니다.

특징 3 — 민간 협력사의 저변

주기기 한 회사 아래에 계측(우진), 제어(우리기술), 보조기기(비에이치아이), 정비(수산인더스트리·우진엔텍), 방사선 관리(오르비텍), 용기(세아베스틸) 같은 회사들이 각자 한 칸씩 맡고 있습니다. 이 글에 적은 회사는 공식 자료나 보도로 역할을 확인한 곳만이고, 실제 협력사는 훨씬 많습니다.

특징 4 — 수출은 조합의 문제

바라카와 두코바니는 같은 노형 계열(APR1400과 그 파생형 APR1000)을 같은 회사들이 맡았지만 주계약자가 달랐습니다. 어느 회사가 팀을 이끄는지, 시공을 어느 건설사가 맡는지는 사업마다 바뀌므로, 수출 뉴스를 읽을 때는 노형·주계약자·참여사를 따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핵심 정리

  • 한국 원전 산업은 ‘연료 앞단은 수입, 가운데는 한전 계열 공기업 수직 구조, 뒷단은 처분장 부지 미정’으로 요약된다.
  • 원안위·KINS(규제), 기후에너지환경부(정책), 한수원(사업자), 한전기술·두산·건설사·한전KPS(설계·제작·시공·정비)로 역할이 나뉜다.
  • 2026년 9월 기준 가동 26기, 건설 4기, 영구정지 2기이며, 고준위 특별법(2025년 9월 시행)으로 뒷단의 절차가 시작됐다.

이 지도를 상장사 종목 관점에서 읽는 설명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밸류체인별 기업 정보는 SMR·원전 관련주 총정리에, 해체 단계의 기업과 시장 규모는 원전 해체 관련주 총정리에 있습니다.

본 내용은 산업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 자료: 외교부 한미 원자력협정 전면 개정 보도자료(2015),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 전문(2025.11.14)·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슈브리프 761호(2025.11), 뉴스핌 한미 후속협의 보도(2026.6), 국가법령정보센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법률 제20843호), 원자력안전위원회 2026년 예산 보도자료·새울 3호기 재가동 승인 보도(2026.9.4), 원자력안전위원회 고리 1호기 해체 승인(2025.6.26), 뉴시스 새울 4호기 현황(2026.5)·부지적합성 조사계획 의결(2026.4), 한국수력원자력 보도자료(센트루스 2024.9·2025.2, 컨버다인 2025.9, 오라노 MOU 2026.4), 부산일보 농축우라늄 수입 비중 보도(2025.2), i-SMR 기술개발사업단 홈페이지, 더구루 워터베리레이크 출자(2025.6)·이모라렝 지분(2021.1), 한전원자력연료·한국전력기술·한전KPS·KINAC·KAERI 홈페이지, 한국전력 전력그룹사 안내(한전원자력연료 지분), 현대건설 신한울 3·4호기 계약 보도자료(2023.12), 뉴스핌 신고리 5·6호기 낙찰(2015.6), 핀포인트뉴스 DL이앤씨(2026.6), 데일리안·CEO스코어데일리 대우건설·두코바니(2026.4), 이코노미스트 EU 역외보조금(2026.6), 한국전력 바라카 4호기 상업운전 보도(2024.9), 두산에너빌리티 신한울 주기기 계약(2023.3)·고리 1호기 해체 착수 보도(2025.11), 비에이치아이 원자력 사업 페이지, 우진 홈페이지·디지털투데이·CBC뉴스 ICI 공급계약 보도(2026), 파이낸셜뉴스 우진엔텍 보도(2026.6), 서울경제·EBN 세아베스틸 운반용기 납품 보도(2025), 이넷뉴스·인사이트N파워 수산인더스트리 보도, 이투데이 비에이치아이 신한울 계약 보도(2025.2), 전기신문 두산에너빌리티 건식저장 설계용역 보도(2023.11), 뉴스핌 우리기술 VMI 협약(2026.8), 이데일리 수산인더스트리(2025), 오르비텍 원자력사업 페이지, 한국경제 캐스크 시장 보도(2025.7), 아시아투데이 경주 2단계 처분시설 준공식 보도(2026.5), 경주 방폐장 현장 보도(20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