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인천 IAEA 장관회의 프리뷰: 한국이 보여 줄 것과 회의에서 정해지지 않는 것
10월 27~29일 인천 송도에서 IAEA 제6차 국제 원자력 장관회의가 열립니다. 파리·베이징·워싱턴 등 앞선 다섯 회의와 비교하고, 결과물인 의장 성명의 성격, 한국이 보여 주려는 i-SMR·수출 메시지, 회의 기간에 볼 체크리스트 5개를 정리했습니다.
수치 기준일 2026년 10월 16일 — 이 글의 통계·가격·일정·규제 현황은 이 날짜에 확인한 값입니다. 본문에 따로 적힌 기준일이 있으면 그 날짜가 우선합니다.
열하루 뒤인 10월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 각국 원자력 담당 장관들이 모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여는 ‘국제 원자력 장관회의(International Ministerial Conference on Nuclear Power)‘의 여섯 번째 회의입니다. 2005년 파리에서 시작해 베이징,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부다비, 워싱턴을 거쳐 처음으로 한국에 왔고, 동아시아에서는 2009년 베이징 이후 17년 만입니다.
같은 주에 국정감사가 끝나고(10월 30일), 회의 사흘 뒤 월성 2호기 운영허가가 만료됩니다(11월 1일). 회의장 안에서 한국은 수출국이자 SMR 개발국으로 서고, 회의장 밖에서는 멈춘 원전과 계약 조건 논란이 이어지는 셈이죠. 이 글은 회의를 보기 전에 알아 둘 것을 2026년 10월 16일 기준으로 정리한 프리뷰입니다.
한눈에 보기
- 명칭·일정·장소: IAEA 제6차 국제 원자력 장관회의, 10월 27~2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IAEA가 OECD 원자력기구(NEA)와 협력해 열고 한국 정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주최합니다(IAEA 회의 안내문 CN-348).
- 결과물은 각국이 협상해 서명하는 선언문이 아니라 폐회 때 읽는 ‘의장 성명’입니다. 인허가, 계약, 예산을 정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 볼거리는 한국 국가 성명의 표현, 참가 규모, 양자 회담, 그리고 회의와 겹치는 국내 일정입니다.
1. 어떤 회의인가
IAEA가 4~5년마다 여는 정책 회의입니다. 기술 학회가 아니라 장관들이 자국의 원자력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죠. IAEA 안내문에 따르면 구조는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 본회의 장관급 참가자가 짧은 국가 성명을 읽습니다. 발언 순서는 빈 IAEA 본부에서 추첨으로 정합니다.
- 패널과 In-Focus 세션 패널 주제는 신규 도입국, 규제 조화, SMR·핵융합, 공급망·인력, 해상·오지 원자력의 다섯 가지입니다. 금융, AI, 이해관계자 소통은 In-Focus 세션으로 따로 다룹니다.
- 폐회 본회의 의장 성명을 발표합니다.
회의 이름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앞선 다섯 번은 제목에 ‘21세기(21st Century)‘라는 꼬리표가 붙었는데, 이번 안내문에서는 빠졌습니다. 공부한 입장에서는 원자력이 ‘21세기에도 쓸 만한가’를 묻던 시대가 끝났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한국 개최는 2025년 9월 제69차 IAEA 총회에서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이 공식 발표했습니다(과기정통부 보도자료, 2025년 9월 17일). 올해 9월 15일 제70차 총회 기조연설에서는 각국에 고위급 참석을 요청했고요(파이낸셜뉴스, 2026년 9월 16일). 참가국과 참가자 규모는 10월 16일 기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표단 등록 마감은 10월 19일입니다.
2. 앞선 다섯 번의 회의
참가 규모는 IAEA 최종성명·연례보고, 프랑스 CEA, NEI 보도 기준이고 집계 방식은 회의마다 다릅니다.
| 회의 | 참가 규모 | 당시 맥락 |
|---|---|---|
| 2005 파리 | 74개국, 국제기구 10곳 | 신규 건설 기대가 살아나던 때 |
| 2009 베이징 | 61개국, 808명 | 금융위기, 중국 건설 붐 |
| 2013 상트페테르부르크 | 87개국, 국제기구 7곳, 500명 이상 | 후쿠시마 2년 뒤 |
| 2017 아부다비 | 67개국·기구, 약 400명 | 바라카 건설 중 |
| 2022 워싱턴 | 69개국, 기구 9곳, 약 800명 | 에너지 위기, 러시아 배제 |
다섯 번 모두 결과물은 의장이 읽는 결론 성명이었습니다. 2013년 회의의 결론을 IAEA는 원자력이 많은 나라에 중요한 선택지로 남아 있다는 것으로 요약했고, 2022년에는 “2050년 탄소중립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는 문장이 핵심이었죠. 표결도 서명도 없습니다.
맥락은 늘 개최국을 따라갔습니다. 아부다비 회의는 바라카 건설 중에 열려 ‘신규 도입국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냈고, 워싱턴 회의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라 러시아가 빠진 채 진행됐습니다(NEI, 2022년 10월 31일). 인천 회의의 맥락은 SMR과 수출입니다.
3. 한국이 보여 주려는 것
정부가 IAEA 무대에서 반복해 온 메시지는 세 가지입니다.
- i-SMR 2월 27일 표준설계인가를 신청했고 8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본심사에 들어갔습니다. 2028년 인가 목표의 현재 위치는 i-SMR 현황 글에 있습니다.
- 해상 원자력 9월 총회에서 구 차관은 원자력과 조선·해양 기술을 결합한 SMR 선박 개발을 ‘K-문샷’의 하나로 소개했습니다. 이번 회의 패널에 ‘해상·오지 원자력’이 따로 들어간 점과 맞물립니다.
- 수출 실적 바라카 APR1400 4기 운영, 두코바니 2기 계약, 그리고 9월 30일 발표된 한미 원전 패키지(AP1000 6기, APR1400 최대 2기, 최대 1,200억 달러, 구속력 없음)입니다. 사업별 위치는 수출 현황과 한미 패키지 글에 정리했습니다.
보여 주고 싶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 원전 4기가 멈춰 있고 11월 1일에는 월성 2호기 허가가 만료됩니다. 국정감사에서는 두코바니 웨스팅하우스 기술료 3억 5,000만 달러와 엘다바 손실 1조 2,000억 원이 확인됐죠. 해외 장관들 앞에서 ‘수출국 한국’을 말하는 동안 국회는 ‘얼마에 계약했나’를 묻는 구조입니다.
4. 회의에서 정해지는 것과 정해지지 않는 것
정해지는 것 의장 성명의 문장입니다. 어떤 주제가 문단 하나를 차지하는지, SMR·금융·해상 원자력이 어떤 표현으로 들어가는지가 이후 IAEA 사업과 각국 보도자료의 근거가 됩니다. 앞선 회의는 모두 개최국 인사가 의장을 맡았으니, 관례대로라면 한국이 성명 초안의 방향에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정해지지 않는 것 거의 전부입니다. 조약도, 투표도, 예산 배정도 없습니다. i-SMR 심사 일정은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시계로 돌아가고, 미국 원전 8기의 부지와 사업자는 회의와 무관하게 상업 협상에서 정해집니다. 회의 기간에 나오는 양해각서(MOU)는 회의장 ‘옆’에서 맺는 양자 합의이고 성명과는 별개입니다.
5. 회의 기간에 볼 체크리스트
- 한국 국가 성명을 누가 읽고 무엇을 말하는가 장관급인지 그 위인지, i-SMR과 수출을 어떤 숫자로 표현하는지 봅니다. 이미 공개된 숫자와 다르면 그게 뉴스입니다.
- 참가 규모 국가 수와 장관 수가 2022년 워싱턴(69개국, 약 800명)을 넘는지, 러시아·중국 대표단이 오는지가 ‘아시아 개최’의 무게를 보여 줍니다.
- 의장 성명의 새 문구 SMR 인허가 조화, 민간 금융, 해상 원자력, AI가 처음으로 성명에 들어가는지 확인합니다.
- 양자 회담과 MOU 미국(원전 패키지 후속), 체코(11월 두코바니 보조기기 입찰), UAE, 베트남 등 상대국 이름과 문서의 구속력 여부를 봅니다.
- 회의장 밖 일정 10월 30일 국감 종료, 11월 1일 월성 2호기 만료. 회의 사흘 뒤 국내 원전 한 기가 더 멈추는 장면이 해외에 어떻게 비칠지도 같이 봅니다.
이런 회의의 결과물은 늘 ‘문장’이었고, 그 문장이 현실을 바꾼 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개최국의 그해 숙제는 문장에 묻어나기 마련이라, 의장 성명보다 한국 국가 성명 한 장을 더 꼼꼼히 읽을 생각입니다.
참고 자료: IAEA 제6차 국제 원자력 장관회의 안내문 CN-348/EVT2502033(2026, 체코 SUJB 게시본) 및 회의 페이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도자료 “제69차 IAEA 총회 참석”(2025.9.17, 한국원자력협력재단 전재); 파이낸셜뉴스(2026.9.16), 문화일보·디지털타임스(2025.9.17); SBS(2026.10.1, 과기정통부 SMR 기업 간담회); IAEA 2005 파리 회의 최종성명(CN-122), 2009 베이징 회의 보도, 2013 회의 연례보고 및 원자력국 뉴스레터(2013.9); 프랑스 CEA 아부다비 회의 보도(2017.11); Nuclear Engineering International(2022.10.31); 원자력안전위원회 i-SMR 심사계획(2026.8.27); 미 상무부 한미 전략투자 팩트시트를 전한 World Nuclear News(2026.10.1).